TRANS/PLANT는 자연 다큐멘터리 프로젝트이자 누드 퍼포먼스 작업물이다. 이 영상은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1818)과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1942)에 대한 오마주로 만들어졌다.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창조물은 여러 시체를 짜깁기 해서 만든 인간이다. 이 위반과 비극의 상징은 단순히 ‘괴물’이라 호명된다. 한편 '괴물'은 비자연적 욕구와 신체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트랜스젠더 인구를 비난할 때 사용되는 대표적인 욕설이다. 그렇다면,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자연에 대한 애정을 가지게 된다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더 나아가, 트랜스젠더 신체는 모든 창조물의 기원인 자연을 자신을 반영하는 거울로 삼을 수 있을까? 괴물로 불리는 존재들이 자연 자체의 기괴함을 인식한다면 자신들의 해방적 가능성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영상 속에서 괴물은 어둠의 세계에 홀로 서식한다. 그는 자신의 역사에서 첫번째 생명체로 기록될 한 식물을 우연히 맞딱드리게 된다. 괴물은 이 낯선 만남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태양의 힘인 빛을 통해 영원을 추구하기로 결심한다. 박사와 상의 없이 떠난 괴물은 머지 않아 빛이 삶을 키워낼 뿐만 아니라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음을 깨닫는다. 식물이 이식 과정에서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하거나 시들어버리기도 하듯이, 괴물은 빛의 세계에서 현기증에 시달린다. 스스로를 구원하려는 한 괴물의 여정을 담은 이 비디오는 삶이 어디에서 끝나고 죽음이 어디에서 시작하는지를 묻기보다, 반대로 죽음이 어디에서 끝나고 삶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를 질문한다. 여기서 식물과 식물의 적응력—이동의 자유와 맞바꿔 갖추게 된 변형력—은 환생의 시각적 메타포로 작용한다. 환생, 즉 죽음을 연료로 삼는 삶은 바로 괴물의 육체적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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