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진 작가의 소개문을 그대로 인용

 

친구와 나는 아주 멀리 떨어진 탓에 SNS에 올라온 글과 사진으로 서로를 ‘본다’. 사회에서 흔히 통용되지 않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메신저로 주고받던 중, 나는 타임라인 속 픽셀이 무너진 사진, 자동번역기를 거쳐 변형된 문장들이 국가, 인종, 젠더 질서 속에서 부유하는 각자의 위치를 드러낸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사랑이 거주하는 책장의 재구성>이라는 제목으로 SNS 타임라인과 텍스트들을 변형•변주하는 작업을 시작했으며 ‘유우칼립투스 나무의 노래’는 해당 시리즈의 두 번째 작업이다.

 

유우칼립투스 나무는 삐걱거린다. 그가 이방인으로 떠돌아다닐 수밖에 없는 풍경 위로 단순하고 깔끔한 악기음, 텍스트를 읽는 목소리, 자연물 소리가 낮게 뒤섞인다. 경계를 일방적으로 넘고 함부로 타자에게 기입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비로소 우리는 그가 들었던 삐걱, 삐걱하는 소리를 인지하기 시작한다.

© 2020 by KAHN J. RYU